[ 한국의 신령 5: 미륵 ]
“하늘과 땅이 생길 적에 미륵(彌勒)님이 탄생(誕生)한즉,
하늘과 땅이 서로 붙어, 떨어지지 아니하소아,
하늘은 북개 꼭지처럼 도드라지고 땅은 사(四)귀에 구리기둥을 세우고.
그때는 해도 둘이요, 달도 둘이요.
달 하나 떼어서 북두칠성(北斗七星) 남두칠성(南斗七星) 마련하고,
해 하나 떼어서 큰 별을 마련하고,”
— <창세가(관북지방무가, 1923년 채록)>
“그적에야 미럭님과 석가 서인 석달열흘 잠을자니 과연이나 미럭님에 외인 무릎에 불동화가 삼세송이 피었더라”
— <삼태자풀이(관서지방무가)>
— 다른 이름: 미럭님, 미럭당, 도수문장(제주)
미륵은 태초에 하늘과 땅을 열었다는 천지개벽의 신입니다. ‘미륵’이라는 이름은 불교의 미륵보살에서 따온 것인데, 본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아쉽게도 알 수 없습니다.
이름은 미륵보살과 같아서 헷갈리지만, 그 신화와 형상은 불교의 미륵과 다릅니다.
<창세가(함경도)>에서는 별을 만들고, 불과 물의 원천을 찾고, 금벌레와 은벌레로 남자와 여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. 석가님(서인님)과 꽃 피우기 내기를 해서 세상 차지 대결을 했다고도 합니다.
<삼태자풀이(평안도)>, <셍굿(함경도)> 등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.
<무안 발산마을 미륵당산(전라도)>에도 미륵님과 석가님이 도술 대결을 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.
<초감제(제주도)>에서는 ‘도수문장’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이야기의 뒷부분은 다소 다릅니다.
미륵의 민속적인 석상은 우리나라 마을 곳곳에 수호신으로서 세워져 있습니다. 석장승, 벅수, 당산, 미륵당산, 미럭댕이 등으로도 불립니다. 주로 둥근 원정모를 쓴 모습입니다. 제주도의 돌하르방 또한 원래 이름은 미륵, 벅수머리, 수문장 등이고, 돌하르방이라는 이름은 1980년대 제주도 아이들이 붙인 별명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.
<삼태자풀이>에서 ‘미럭님’이 피워냈다는 ‘불동화’꽃은 생명을 상징하는 상상의 꽃입니다.
이러한 꽃피우기 내기는 몽골 신화(마이다르와 식그무니)와 튀르크 신화(윌겐과 에를릭)에도 전해집니다.
1 - 한국의 신령 5: 미륵
2 - 동자복 미륵, 제주도
3 - 서자복 미륵, 제주도
4 - 무안 발산마을 미륵당산, 전남
5 - 파주 용미리 석불입상(일명 쌍미륵), 고려시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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